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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밤의 세상을 그리다’ 떠오르는 대구 중견 작가 김종언 개인전, 25일까지 동원화랑
최근 서울옥션 대구 경매에서 2배 이상 낙찰, K 옥션 거래 등으로 떠오르는 대구 중견 작가 김종언 개인전이 오는 25일까지 동원화랑에서 열린다. 15년 이상 야경을 그려온 김종언 작가는 봉화 출신으로 계명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뒤 대구를 기반으로 다수 개인전과 단체전을 개최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눈이 내리는 야경을 그린 신작 25점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 개막을 앞두고 지난 8일 오후 동원화랑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수줍지만 흐뭇한 미소를 머금었다. 김종언 작가는 “겨울이 다가올 때면 행복해진다”며 “어린 시절 정겹고 소박한 고향의 정서를 기억하고,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은 온화하면서도 부드럽고 감성적이다. 언뜻 보면 거센 눈발 속 춥고 쓸쓸하며 적막한 겨울을 표현하는 듯하지만, 작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눈의 포근함과 따뜻함이 묻어난다. 중년의 세월을 지내고 있지만 김 작가는 매년 눈이 오는 겨울이 되면 설레기 시작한다. 그는 일기예보를 보고 눈이 내리는 곳으로 향한다. 그의 발걸음이 멈춘 곳은 매년 같은 곳이다. 목포, 광주의 작은 달동네다. 이는 동네 사람들의 우스꽝스럽지만 정겨운 이야기와 지내온 손길 등 온기가 그대로 묻어나서다.
작품에는 김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녹아있다. 그는 늦은 오후 골목 곳곳을 다니며 카메라로 어느 하나도 놓치지 않고 그대로를 포착한다. 김 작가는 “연고도 없는 광주, 목포로 3시간을 가야 하지만, 그곳에 가면 작품 생각도 없어진다”며 “오히려 내가 이곳에 있어 즐겁고, 생각이 살찌는 기분이다”고 말했다. 또 “누군가가 살았던 동네라고 생각해 형태를 그대로 가져간다”며 “화분도 치우지 못했다. 누군가에게는 화분에 물을 주고 키웠던 기억이 담겨있어 내 그림을 보면 추억이자 기록일 수 있다”고 했다. 김 작가가 직접 촬영한 사진을 꺼냈다. 사진과 흡사한 것이 아닌 사진 그대로였다. 그곳의 분위기 마저 닮아있었다. 그가 작업 중 최근에 알았지만, 이 장소는 영화 ‘1987’ 촬영지로 인기를 끌고 있단다.
흥미로운 점은 사람 간의 따뜻함을 담지만, 작품 속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늦은 오후 어둠 속 하얀 눈과 가로등, 작은 창에서 나오는 작은 불빛뿐이다. 김 작가는 “사람이 없을수록 사람이 더 많이 보이기 때문이다”면서 “일부러 늦은 오후 시간에 이곳을 찾아간다”고 했다. 이어 “작품 속 불빛은 ‘이야기’다”며 “사람이 없을 때 더 많아 보이고, 추울 때 따뜻함이 더 생각난다. 깜깜한 어둠 속 작은 불빛은 이야기로 설명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업 준비를 위해 1년이 걸렸다. 김 작가는 “아직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것인지 섬세하고 밀도가 강해지면서 갈수록 작업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서 “한 장소에 묻어나는 매력이 있어 같은 장소를 계속 찾지만, 구도나 위치, 소재의 다양성을 두고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